평범한 날에 얽매이는 듯한 기분이 들 때, 여행은 꽤나 유혹적이다. 박종숙 전 강원문인협회장이 펴낸 기행수필집 ‘낯선 날들의 유혹’은 평범함을 벗어나고자 떠나기를 반복했던 그의 지난 20년 여행기를 볼 수 있다.
이집트부터 시작한 책은 그리스, 튀르키예(터키), 캐나다, 네팔·인도, 칸쿤·쿠바·멕시코, 아르헨티나·브라질, 칠레·페루로 나뉘어 저자가 겪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물리적으로 한국에서 멀리 있다고 느껴지는 나라들이다.
저자는 자신의 지난 여행을 기록하기 위해 펜을 들었지만, 독자들은 자리에 앉아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서쪽으로 비행기를 25시간은 타고서야 만날 수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동쪽으로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야기들은 읽다 보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가난해도 굶는 사람이 없도록 정부가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이집트의 빵 ‘발라디’, 페루의 푸노 가는 길 풍경도 흥미롭다. 최근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 여행기를 읽다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인다.
그렇게 낯선 풍경 속에서 영혼을 살찌운 저자가 여행 끝 느꼈던 지점도 공감이 간다. 저자는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했다. 평범함을 벗어나고자 떠났던 여행에서 다시 평범하지만 커다란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새롭게 보는 눈을 갖게 되는 그것이 어쩌면 저자와 독자들을 유혹하는 여행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춘천 출신인 그는 1990년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해 강원수필문학회장, 강원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수필문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음사 刊. 340쪽. 1만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