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형
- 승인 2022.11.18
- 23면
청평사 지나 ‘농막의 삶’에서 얻은 깨우침
춘천 출신 최현순 시인이 첫 산문집 ‘내 영혼의 풀무질’을 펴냈다. 시작 노트가 담긴 ‘시가 있는 에세이’부터 각종 기고문과 독서, 사회현실, 운명에 대해 쓴 산문 등 그의 머릿속을 스쳐 간 여러 형태의 글이 묶여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본부장’과 ‘춘천문인협회장’을 역임한 시인의 삶은 특이한 편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스님’이 되겠다며 홀로 청평사에 올라갔다. 삭발은 물론 장삼까지 걸치고 석달간 수도생활을 했지만 결국 속세로 내려왔다.
투박하면서도 솔직한 글들은 강처럼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농막에서 쓴 농사일기의 진정성이 돋보인다.
7년차 농부인 시인은 200평 남짓의 밭을 친환경적으로 일군다. “건달농사도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지만, “농업 관련 기관에 복직하며 농부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부채가 있다고 생각하며 직접 땅과 더불어 흙을 밟고 싶었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시에 대한 태도 또한 그렇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간 시인은 묵은 책들을 바라본다. 시인은 “나부터 무심히 내뱉는 말의 남용, 말의 붕괴가 곧 시의 타락이나 무력화로 이어지는데 무감하게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자신의 태도를 돌아본다.
사주와 명리학에도 관심이 많은 시인은 2019년 강원도민일보가 실었던 ‘신과 함께-봉의산 사람들’ 시리즈를 본 후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한 진단은 모호한 숙제로 궁금증만 더한다”며 종교, 민간신앙 현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되묻는다. -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그날의 아픔이 교훈이 되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었는가?"
춘천 출신 최현순 시인은 자신의 일생을 담은 산문집 '내영혼의풀무질'을 펴냈다. 책은 총 5장의 목차로 구성, 세상속에서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나 최시인이 생활속에서 느낀 주변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특히 1장은 직접 쓴 10개의시에 대한 배경과 느낀 감정을 글로 풀어 영화의 비하인드를 보는 것처럼 시를 더 밀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시 뿐만아니라 그가 읽은책 '스콧세비지'. '군중과권력', '돌베개' 등을 토대로 더 넓은 시각에서 사회를 접근해나간다. 자칫하면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의 일상과 함께 엮어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연계시켜 심도있는 고민을해볼수 있다.
단편적인 생각과 고민들이 모여 바쁜 현세를 만들고, 당장 코앞에 놓인 현실에 허덕이게 만든다. 하지만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품, 망자들을 다룬 영화 '코코', 환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실과 죽음을 넘나들며 인생의깊이를 더하고 있다. 최현순 시인은 "고백적 문학인 수필의 형식을 빌리면서도 내 양심과 허물을 발가벗기지 못한 부분은부끄러움이 크다"며 "연민의 정으로 너른 관용으로, 조금이라도 읽는 즐거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M&M)刊.193쪽,1만2,000원 - 강원일보 김민희기자minimi@kwnews.co.kr 입력:2022-11-1713:10:23수정:2022-11-1714:13:57(0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