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한가운데 모인 오케스트라 단원들
지휘자가 마이크를 들자
연주를 시작한다
저마다 악기를 들고
수조의 일렁이는 파도를 오선지 삼아
지휘자가 호명하면 박자 맞추어
칸타빌레, 칸타빌레
저마다 트럭에 바다를 채우기 위해
스티로폼 속 비린내 가시지 않은
음표들을 외친다
통이 트기 전
매일 남보다 이른 하루를 맞이하는 단원들
저마다 고유한 성문(聲門)을 가지고 있다
소라 껍질에 귀 기울여 바닷소리 들어보려 하듯
새벽녘 수산시장 구석에 앉아
이따금씩 이 음악회를 관람한다
제철이면 더욱 빠르게 넘어가는 악보와
지휘봉 아래 물보라처럼 휘날리는 악기들
여전히 연주는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