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김유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한국수력원자력(주)한강수력본부와 김유정문학상운영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2007년부터 시작된, 한국문단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입니다.
문예지 및 단행본을 통해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심사하여 매년 1회 시상하고 있으며,
김유정 소설의 문학사적 가치 전승과 한국소설문학의 새 지평 열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4(제8회) 김유정문학상 본심 심사평
무명이었다가 사후에 ‘요절한 천재’가 된 화가 정귀보의 약전이랄 수 있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천재성이나 남다른 운명성 등 어떤 특별함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생몰연대로 기록된 ‘1972년- 2013년’은 산업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숨 가쁜 전방위적 격변기를 거치고 마침내 상업주의와 물질주의를 교묘히 변용 포장한 이른바 문화의 시대로 표방되는 시기로, 의미심장하다. 작가의 시선은 그 연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평균적 삶의 형태와 의식을 포착하여 그 전형을 정귀보라는 인물로 창조해낸다. 그 시기에 태어나 성장하고 성인이 된 한 인물이 사회현상화되어가는 과정과 절차가 다소 생뚱스럽게 해학적으로 그려져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작가가 조금도 특별할 것이 없이 주인공에게 갖는 깊은 애정과 더불어 세상을 향해 던지는 경쾌하고 날카로운 야유에 통쾌해하다가 문득 가슴이 서늘해진다. 평범한 재능이 천재성으로 부각되며 주목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예상치 못했던 결말, 그리고 읽고 난 후의 긴 여운과 성찰로써, 특별할 것 없는 우리들이 저마다 무한한 세계를 품고 있으며 진정한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정귀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들의 초상 혹은 그림자 혹은 실존으로 다양하고 폭넓게 우리의 모습을 비쳐주고 있는 이 작품은 현란하고 모호한 수사와 선정성이 요란스러운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오정희(소설가)
제8회 김유정 문학상 본심은 세심한 논의를 거치며 더디게 진행되었다. 예심을 거친 20편의 소설들이 모두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들을 읽고 이야기하는 과정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즐거움이 컸던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본심위원들은 수상 후보작 군을 조금씩 압축해 나갔고, 마지막 단계에서 김숨의 「초야」, 이장욱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 전성태의 「성묘」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했다. 그리고 진지한 논의 끝에 본심위원 전원의 합의로 이장욱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를 제 8회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삶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 다시 성찰하고자 하는, 작품의 주제의식이 오늘날의 한국문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장욱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는 전(傳)의 양식적 특징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원용하면서, 삶과 문학의 근원적인 관계에 대해 섬세한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유머러스한 이야기 구성과 작가 특유의 감칠맛 나는 문체 너머로부터 배어나는 주제의식이 정말로 귀한 보석마냥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 모두의 정귀보」는 뉴욕 현대미술관의 초청을 받자마자 의문의 사고로 실종된 화가 정귀보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계적 명성과 돌연한 죽음으로 정귀보는 신화가 되었고, 작중화자는 정귀보의 평전을 쓰고자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정귀보의 삶이란 특별할 것 없는 출생과 성장, 그저그런 연애들,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 베끼기의 혐의가 농후한 유서의 집합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본심위원인 오정희가 정확하게 지적한 바 있듯이, 이 작품은 인간과 문학의 탈신화화를 주제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작중화자가 작품의 끝에 이르러 평전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사회적 신화를 벗어버린 정귀보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 이장욱은